전문가들은 이번 보고서 유출을 통해 국방부가 입은 외교적 손실은 막대한 반면 이득은 별로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보고서가 건의한 수준의 핵전쟁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앞으로 수십년간이 걸리는 반면 아랍권 국가들로부터의 격렬한 반발로 인해 10일 시작된 딕 체니 부통령의 중동 순방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등 손실은 즉각 나타나고 있다는 것.
이와 함께 NPR 보고서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내에서 국방부와 국무부간의 오래된 갈등과 알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지적이다.
국방부는 보고서가 유출된 직후인 9일 저녁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핵무기 사용을 지시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면서도 “(우리는) NPR 보고서의 핵심인 핵무기와 비핵무기의 통합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분명히 밝혔다.
반면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10일 “미국은 새로운 핵무기 개발 계획이 없다”고 말해 국방부 발표와는 다른 뉘앙스를 풍겼다.
전문가들은 NPR 보고서가 “핵무기에 대한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보수적인 시각을 그대로 담았다”고 지적하고 이로 미루어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때도 소외됐던 국무부가 이번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도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