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주의 찬양 선전이었을 뿐” 고르비 회고

  • 입력 2002년 3월 13일 15시 18분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이 자신의 일생을 지배했던 공산주의를 부정했다.

구 소련 공산당서기장으로 세계 공산당의 총수였던 그는 12일 미국 컬럼비아대 강연에서 “공산주의는 단지 ‘프로파겐더(선전·宣傳)’였을 뿐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나를 포함한 구 소련 지도자들은 ‘자본주의가 재앙으로 가는 길이며 우리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국민에게 역설했지만 이는 선전에 불과했다”며 “우리가 서방보다 훨씬 뒤져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자신이 주도했던 페레스트로이카(개혁)정책의 실패에 대해서는 “기대했던 변화는 쉽게 오지 않았다”고 말하고 구 소련 붕괴 후의 혼란에 대한 책임을 후임자였던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에게 돌렸다.

‘옐친 전 대통령이 점진적인 개혁을 추진하지 않고 국민에게 급진적인 변화를 약속했지만 결과적으로 경제붕괴와 소련해체, 사회혼란만을 가져왔다’는 것이며 ‘이것이 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정부에까지 짐이 되고 있다’는 것. 그는 끝으로 “푸틴 대통령이 주도하고 있는 경제개혁 정책이 러시아의 마지막 희망”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강연은 구 소련 붕괴 10년을 기념해 컬럼비아대의 구 소련 연구기관인 해리먼 연구소 주최로 이뤄졌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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