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나마라 前 美국방 ‘NPR’ 비판

  • 입력 2002년 3월 14일 18시 19분


《로버트 맥나마라 전 미국 국방장관은 13일 LA타임스에 실린 빌 클린턴 전 행정부의 토머스 그레이엄 2세 군축특사와의 공동 기고문에서 핵태세검토보고서(NPR)가 유사시 핵무기 선제공격 가능성을 명시해 전 세계에 핵확산을 유발하는 등 미국을 큰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기고문 요약.》

냉전시대에 평화는 ‘상호 확증 파괴’ 원칙, 즉 핵보유국이 핵선제공격에 대응할 수 있게 함으로써 핵전쟁을 억제하는 원칙에 의해 유지됐다. 그러나 NPR를 볼 때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일방적 확증 파괴’라는 새로운 핵원칙으로 기존의 이러한 원칙을 대신하려 하고 있다. NPR는 탄도탄요격미사일(AMB)협정 등 핵과 관련된 기존의 모든 규칙을 깨뜨릴 것이다.

만일 NPR가 미국의 공식적인 정책이 된다면 핵무기는 전 세계로 확산되고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위험하게 될 것이다. 미국도 훨씬 위험해질 것이다.

NPR는 핵무기 보유국인 러시아 중국뿐만 아니라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한 비핵국가인 리비아 시리아 이라크 이란 북한 등을 잠재적 핵공격 대상에 포함시켰다. 30년간 핵확산을 효과적으로 저지했던 NPT를 무너뜨린 것이다. 미국 영국 구소련 프랑스 중국은 NPT에 가입한 비핵국가에 대해서는 핵무기를 절대 사용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약속했다. 이 약속의 신뢰성은 깨졌다.

NPR는 초강대국이 취할 자세로는 너무도 서툰 것이다. 핵문제는 부시 행정부 독단적으로 결정하기에는 너무도 중요한 문제다. 반드시 의회가 미래의 핵억지력과 핵확산방지체제를 공론화해야 한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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