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가는 佛 10代…불량소년 훈계 30대 시민 폭행당해 숨져

프랑스에서 아들을 괴롭히는 10대 불량소년들을 훈계하려던 아버지가 도리어 이들에게 뭇매를 맞고 숨진 사건이 일어났다.

4월과 5월 1, 2차로 치르는 프랑스 대선에서 사회 안전 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등장한 가운데 백주대로에서 벌어진 이 사건이 프랑스 국민을 분노케 하고 있다고 프랑스 언론들이 13일 전했다. 일간지 르피가로는 불량소년들로부터 구타당한 파트릭 버그(38·화가)가 10일 숨졌다며 10대 폭력 실태가 도를 넘어섰다고 우려했다.

파리 북서쪽 에브뢰에 사는 버그씨는 8일 하교하는 아들 지미(16)를 마중하러 처남과 함께 버스 정류장으로 나갔다. 지미군이 전날 학교가 끝난 뒤 집으로 돌아오다 버스 정류장 부근에게 불량소년들에게 돈과 가방을 내놓으라는 공갈을 당했기 때문. 아들을 무사히 데려오는 한편 지미군에게 그런 짓을 하지 말라고 불량소년들을 훈계하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아들과 만난 버그씨는 불량소년들과 마주치자 이들을 훈계하려 했으나 30여명이나 되는 불량소년들이 다짜고짜 몽둥이와 벽돌, 술병 등으로 바그씨와 처남을 때리고 발길질했다. 곧 경찰이 출동하고 버그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 뒤 숨졌다.

목격자들은 “버그씨가 개처럼 얻어맞고 발길질 당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용의자 2명을 체포하고 나머지 불량소년들을 수배했다.

프랑스는 구미 선진국에서도 치안이 안정된 편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지난 해 범죄율이 7% 가량 증가하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치안 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자 20명에 가까운 대선 주자들은 너도나도 범죄 대책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