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주민들이 너무 많은 현상금에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현재 2500만달러인 현상금을 500만달러 정도로 줄여 본인이 원하는 대로 현금으로 주거나 가축 구입 및 우물 파기 지원금 등으로 쓸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평범한 아프간 주민들은 백만장자가 되는 것보다 양떼를 소유하는 것을 훨씬 더 좋아하기 때문이라는 게 미 국방부 관리들의 설명.
한 국방부 관리는 아프간 전쟁을 이끌고 있는 중부사령관 토미 프랭크스의 일화를 소개했다. 프랭크스 사령관이 한 주민에게 미국이 빈 라덴을 찾는 것을 도와주고 2500만달러를 받으면 무엇을 할 것이냐고 묻자, 그는 그 돈이면 1년동안 자신의 아홉 자녀를 부양하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걸프전 때 장교로 참전했던 존 힐런은 2500만달러라는 거액의 현상금은 빈 라덴과 가까운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때나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따라서 빈 라덴의 최측근들의 기본적인 충성도를 변화시키는 방향으로 현상금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퇴역 대령인 윌리엄 테일러 2세는 빈 라덴이나 알카에다 지도자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면 죽음이 기다리고 있는데 누가 이를 감히 하려고 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수요공급의 법칙이 때로는 작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