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는 1952년 대한해운공사 도쿄지점장으로 부임하는 남편(91년 타계)을 따라 5남매를 데리고 일본에 와 정착했다. 이씨가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하던 장녀 한영자(韓英子·68)씨와 함께 한국 음식점을 연 것은 1961년 데이코쿠(帝國)호텔 옆이었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기보다는 한일 수교협상을 하던 한국대표들의 식사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해서였다.
구수한 고향의 맛이 소문이 나면서 음식점은 곧 유명해졌다. 1963년 지금의 아카사카로 옮겨오면서 설렁탕집과 불고기집을 따로 열었다. 그후 주변에 한국음식점들이 줄줄이 들어서면서 아카사카는 ‘리틀 코리아타운’으로 바뀌었다.
고 이병철(李秉喆), 고 정주영(鄭周永) 회장 등도 생전에 이 집을 자주 찾았고 일본의 황족과 고위관료, 연예인들도 단골손님이다.
이씨는 재일대한부인회 고문으로도 일했고 1981년에는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았다. 이씨는 아들 둘을 의사로 길러내는 등 자녀교육에도 성공했다.
장녀 한씨는 어머님이 생전에 입버릇처럼 “내가 죽어도 ‘손님들에게 늘 푸짐한 식사를 올리라’고 말했다”면서 “어머니의 유지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