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지하 전략벙커 1400여개

  • 입력 2002년 3월 18일 11시 19분


전 세계 70개국에 1만여개의 지하시설이 있으며 이중 1400여개가 지휘벙커 또는 생화학 및 핵무기 제조·비축시설을 갖춘 ‘전략적 요새’라고 미국 LA타임스가 17일 미 국방부의 핵태세 검토(NPR) 보고서를 인용 보도했다.

이 신문은 “1998년 이후 지하시설 숫자가 3분의 1이상 증가했다”며 “특히 미국이 우려하는 잠재 적국들이 무기를 지하로 옮기고 있으나 그 대처수단이 미흡해 미 국방부는 미니핵폭탄을 개발하려 한다”고 전했다.

지하시설들은 면적이 몇 에이커(1에이커〓약 4047㎡)나 되며 몇 개월 동안 수백명의 병력을 수용할 수 있고 시설 일부가 파괴됐을 경우에도 가동할 수 있도록 환풍 통신 전력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 신문은 지하시설 구축에 가장 열성적인 나라의 하나로 북한을 꼽고 북한은 항공기 전차 병력 대포 등을 숨기기 위해 비무장지대(DMZ) 인근의 화강암 산악지역을 파내 왔다고 지적했다.

또 이라크는 생화학무기를 지하시설에 숨겨뒀으며 러시아도 국방예산 축소에도 불구하고 우랄산맥의 거대한 지하시설에 수십억달러를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도 냉전시 워싱턴 일대에 구축한 대규모 지하시설을 유지하고 있다.

미니핵폭탄 개발계획에 대해 프린스턴대 로버트 넬슨 교수(물리학)는 “히로시마 원폭의 1% 정도 파괴력을 지닌 미사일로는 지하를 충분히 뚫고 들어갈 수 없다”면서 “대신 투하지역에 치명적인 방사능 낙진만을 남긴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다른 전문가들도 민감한 핵폭탄이 몇 m의 바위와 콘크리트를 뚫고 들어간 뒤 폭발할 수 있도록 설계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으나 일부에서는 차세대핵무기 개발이 반드시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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