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대 토머스 라우스키 교수에 따르면 중국의 2001년 실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중국 정부 발표치(7.3%)의 절반인 3∼4%에 불과하다는 것. 중국 민간 연구기관인 ‘증권거래집행협의회’ 송궈깅 수석연구원은 이를 5∼6%로 집계했다.
라우스키 교수는 1997∼2000년의 GDP 성장률이 24.7%로 발표됐지만 에너지 소비는 같은 기간 12.8% 줄고 1997∼2001년의 고용률이 제자리를 기록한데다 소비자물가는 2% 하락한 것을 ‘통계조작’의 증거로 제시했다. 10년 전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성장 패턴을 보면 고성장이 계속되는 동안 에너지 소비나 물가, 고용률이 줄어든 예는 찾아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라우스키 교수는 또 97∼98년 경제성장이 각각 8.8%와 7.8%를 기록한 데 비해 총 항공기 이용 거리는 2.2% 증가에 그친 것도 경제성장률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구체적 지표라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괴리는 지역정부가 중앙정부에서 제시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수치를 실제보다 평균 2%포인트가량 높여 거짓 보고한 데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95년 각 지역의 경제성장 보고 수치는 중국 국가통계국의 집계보다 3%포인트가량 높았다.
주룽지(朱鎔基) 총리는 “중앙정부의 목표치는 가이드라인일 뿐 강요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지만 중앙통제식 경제이념에 익숙한 관료들은 이를 수용하기 힘들다는 것. 공산당 직제 특성상 지방관료가 국가통계국 관리보다 직급이 높아 통계조작을 감시하기도 어려운 현실적 제약요인도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분석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