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名古屋) 미쓰비시(三菱)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의 대표 다카하시 마코토(高橋信·59)와 총무 고이데 유타카(小出裕·60). 아이치(愛知)현의 아쓰다(熱田) 고등학교 역사 교사인 이들은 20일 대전시청을 찾아 소녀근로정신대 출신들을 찾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에 따르면 태평양전쟁 말기인 1944년 일본은 한국과 대만에서 12∼14세의 소녀근로정신대원들을 나고야의 미쓰비시 중공업 항공기 제작소로 데려가 강제 노역에 동원한 뒤 해방 후 돌려보냈다. 이 가운데 한국인은 주로 충남과 전남에서 끌려온 289명.
다카하시 교사는 전쟁기간 중 일본의 만행에 대해 연구하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러나 88년 미군 공습과 동남해 지진으로 숨진 7명의 소녀근로정신대원 추모비 제막식에 참석했다 비문에 한국인 근로정신대원의 동원 사실이 아예 빠져있는 것을 발견하고 “일본이 역사적인 사실을 은폐하려 하고 있다”며 교사와 변호사 등 각계 인사 650여명으로 이 모임을 결성했다.
그는 이 모임을 통해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 중공업 측이 한국인 근로정신대원들에게 사과하고 보상할 것을 요구하며 1999년과 2000년 두 차례에 걸쳐 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이들의 내한 목적은 충남지역 한국인근로정신대원 출신들을 찾아 피해 증언을 듣기 위한 것. 전남지역에서는 일부 피해자를 찾아냈다. 이 가운데 김혜옥씨(71·전남 화순)로부터 “초등학교 시절 ‘일본으로 가면 학교에 다니며 돈도 벌도록 해주겠다’는 일본 헌병과 교장의 말에 넘어가 강제 노역에 동원돼 폐결핵으로 고통을 겪었다”는 증언도 확보했다.
다카하시 교사는 “현재 보상 등을 거부하고 있는 일본 정부 및 미쓰비시 중공업과의 소송에서 이길 수 있도록 충남지역 피해자들이 적극 나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락처 042-625-3377, 062-672-5906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