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정상회담 27일 개막 ‘사우디 평화案’ 논의

  • 입력 2002년 3월 25일 18시 14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휴전협상이 잇따른 폭력사태로 타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27, 28일 레바논의 베이루트에서 중동평화 문제를 논의할 아랍정상회담이 열린다.

이번 회담의 최대 현안은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제가 주창한 중동평화안이 채택되느냐 여부. 이 안이 채택되면 아랍권의 첫 공동 평화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AFP 등 외신은 25일 베이루트 회담에서 사우디 평화안이 채택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면서도 평화안의 핵심인 아랍권과 이스라엘간의 수교문제가 어떤 식으로 정리될 것인지가 관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즉 ‘이스라엘이 1967년 점령지에서 철수하면’이라는 전제조건 아래 ‘수교’를 약속한 당초안과 구체적 조치 없이 단순히 ‘평화를 보장’하는 수정안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안 내용 및 쟁점〓중동지역의 일부 언론에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압둘라 왕세제의 평화안은 △이스라엘이 1967년 중동전쟁에서 점령한 아랍 영토(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 골란고원)의 전면 반환 △유엔 결의 194호에 입각한 팔레스타인 난민문제의 해결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의 승인 등이다.

특히 이스라엘과의 수교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온건파 아랍권은 이스라엘과의 수교에 찬성하고 있으나 시리아와 레바논 등 강경파는 이에 반대하고 있다.

양측은 물밑접촉을 통해 세를 확대하고 있지만 팔레스타인측이 공개한 평화안 초안에 따르면 일단 강경파가 힘을 얻고 있는 듯하다. 평화안은 ‘수교’라는 단어를 명시하지 않고 ‘평화롭게 지낸다’로 표현을 흐렸다. 또 당초 안에는 거론되지 않았던 팔레스타인 난민 귀환문제 등이 집중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아랍권 가운데 이스라엘과 수교하고 있는 국가는 이집트와 요르단뿐이다. 요르단조차도 평화안에 수교라는 표현을 명시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스라엘의 반대와 미국의 입장〓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사우디의 평화안 가운데 점령지 전면 철수와 난민 귀환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박고 있다. 또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 대해서도 폭력사태를 제지하지 않으면 정상회담 참가를 불허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미국의 입장은 다르다. 딕 체니 미 부통령은 샤론 총리에게 아라파트 수반에 대한 여행금지 조치를 풀어 참가를 허락해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지가 25일 보도했다. 이스라엘이 아라파트 수반의 참석을 막을 경우 회담장은 대 이스라엘 성토장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고 이렇게 되면 미국의 대 이라크 군사작전 수행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윤양섭기자 lailai@donga.com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사우디 평화안과 이스라엘 입장
내용사우디 평화안이스라엘 입장
영토반환1967년 점령지(요르단강서안, 가자지구,골란고원)서 전면철수“전면 철수 불가”
국교정상화(수교)“전면철수하면 수교”(당초안)
“ 〃 평화관계”(수정안)
“수교 때문에 무조건 양보 안된다”
난민400만 ‘팔’ 난민 귀환권 보장“귀환권 보장불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