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신부의 성추행 참회록

  • 입력 2002년 3월 26일 18시 01분


“저의 간절한 기도가 그들이 받은 정신적인 고통을 보상할 줄 수 있을까요.”

캘리포니아 교구에서 근무하다 아동 성추행 사실이 발각돼 감옥에서 8년형을 살고 나온한 신부는 타임지 최근호(4월1일자)에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는 참회문을 기고했다. 다음은 요지.

내가 처음 소년들을 성추행 하게 된 것은 신부가 된 뒤 8년 후의 일이었다. 매일 16시간씩 휴일도 없이 일하면서 나는 좋은 신부라는 평판을 얻었지만 개인적으로 매우 외로운 생활이었다.

처음에는 친밀감의 표시로 소년들을 만지기 시작했지만 곧바로 성적 욕망이 나를 사로잡았다. 성추행이 도덕적으로 잘못된 일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소년들에게 큰 해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7년동안 성추행을 하는 동안 나는 교구의 수석신부들에게 여러 차례 나의 과오에 대해 고해성사를 했다. 그러면 교구는 조용히 나를 다른 교구로 전근시켰다. 여러 교구를 옮겨다니면서 어리석게도 나는 내 죄가 사면됐다고 믿었다.

이웃집 남자에게 성추행을 당했어도 그들에게는 엄청난 충격이었을 것이다. 하물며 나는 그들에게 하느님과 같은 존재가 아니었던가. 나는 그들의 절대적 신뢰를 이용해 나의 욕망을 채운 것이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