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와티 방북때 부시 친서 전달"

  • 입력 2002년 3월 28일 10시 39분


북한을 방문한 메가와티 수카르노 푸트리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미국 부시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인도네시아 일간 자카르타 포스트가 2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메가와티 대통령 수행단과 가까운 비공식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 메가와티대통령이 28일 평양을 방문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부시대통령의 친서를 김 위원장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부시 대통령이 최근 북한을 싸워야할 '악의 축'에 포함시킨 점으로 미뤄 평양 당국과 대화를 제의한 사실이 공개될 경우 워싱턴 당국은 매우 난처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가와티 대통령은 27일 미국의 친서 존재 여부는 언급하지 않은 채 김 국방위원장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수 있도록 설득해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김 대통령 특별 메시지를 한국으로부터 전달받았음을 시인했다.

메가와티는 이날 중국 푸젠성(福建省) 성도 푸저우(福州)에서 김 대통령의 메시지 내용이 무엇이냐는 수행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억측을 촉발하고 싶지 않다” 며 공개를 거부했다.

메가와티대통령은 그러나 1955년 당시 자신의 아버지 수카르노 초대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주도하고 김일성 북한 주석이 참석한 아시아-아프리카 회의의 정신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혀 선친들의 친분관계를 활용, 평화협상에 응하도록 김 위원장을 최대한 설득시킬 계획임을 시사했다.

하산 위라유다 외무장관은 27일 메가와티 대통령의 평양 방문은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고 북한을 국제사회로 복귀시키려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회원국들의 대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반도 긴장은 이 지역을 불안케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하면서 아세안의 대전략은 과거 미얀마에 적용했던 것과 비슷한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참여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메가와티 대통령은 오는 30일 북한 방문을 마치고 서울로 이동해 김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