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갈길 먼 중재…테러대응 자위조치 인정

  • 입력 2002년 3월 31일 18시 34분


텍사스주 크로퍼드 목장에 머무르고 있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각국 정상과 연쇄 전화접촉을 벌인 뒤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부시 대통령의 태도는 명확했다. 팔레스타인의 자살폭탄 테러가 문제의 원인이며 이스라엘의 침공은 테러를 근절하기 위한 자위조치로 인정한다는 것. 그는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미온적인 테러 근절 노력에 실망했다면서 “그와 전화 통화할 의사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미국도 아라파트 수반을 압박하는 것만으로 평화가 찾아올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아라파트 수반이 이미 팔레스타인 자살폭탄 테러조직에 대한 영향력을 상실했기 때문.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이-팔 접경지역에 미군을 주둔시키는 것 외에 휴전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군의 희생이 뒤따르기 때문에 쉬운 선택이 아니다.

부시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줄곧 이-팔 사태에 대한 개입을 최소화하는 정책을 취해 왔다. 그 결과 지난달 28일 아랍정상회담에서는 이라크의 입지가 강화되는 일이 일어났다.

뉴욕타임스는 “이-팔 사태가 진정되기 전에는 부시 정부가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정권의 전복작전(대테러 전쟁 2단계)에 돌입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부시 정부가 이-팔 사태에 대해 적극 개입으로 방향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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