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낙태는 60년대 정부 주도의 산아제한책인 ‘가족계획’이 시작되면서 성행하기 시작했다. 법적으로 낙태시술은 산모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불가피하거나 태아에게 심각한 장애가 있을 때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지만 일선 병의원에서 잘 지켜지고 있지 않다. 수술비용은 80∼300달러(약 10만4000∼39만원) 선.
이처럼 낙태시술이 성행하고 있는 것은 젊은 세대의 성 개방은 빠르게 진행되고 데 반해 사회 전반적인 보수적 분위기 때문에 올바른 성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중고등학교의 성교육은 남녀 생식기능의 차이를 가르치는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2년 전에는 ‘콘돔’이라는 단어가 너무 많이 나온다는 이유로 외국 음악전문채널인 MTV의 에이즈 예방광고 상영이 금지되기도 했다. 콘돔광고 역시 금지돼 있다. 일부 보수적인 교회 단체에서는 “피임법을 가르치는 것은 프리섹스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또 한국에서는 많은 사람이 미혼여성의 임신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으며 이 같은 분위기가 낙태를 더욱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