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美여대생 2인 상류층 유모생활 8년 소설로

  • 입력 2002년 4월 1일 17시 39분


뉴욕 맨해튼의 부자촌 ‘어퍼 이스트 사이드’의 마나님들은 요즘 귀가 몹시 간지럽다.

뉴욕대에서 아동발달학을 전공한 2명의 20대 여성 에마 맥로린(28·오른쪽)과 니콜라 크라우스(27)가 8년 동안 맨해튼의 부잣집 30여 군데에서 유모생활을 한 경험을 토대로 소설을 써냈기 때문이다. 제목은 ‘내니(nanny·유모) 일기’로 나온 지 3주가 채 안돼 베스트셀러 4위에 올랐다.

“악마처럼 재미있는 뉴욕 이야기”(뉴욕타임스) “굉장히 재미있고 아프도록 슬프다”(USA투데이)는 등 언론의 평가도 매우 호의적이다. 영화사 미라맥스는 연내에 영화로 만들 계획.

소설에선 뉴욕대 졸업반 여대생이 유모생활을 하면서 들여다보게 되는 부자들의 호화 생활 등이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무대는 맨해튼 파크애비뉴의 ‘미세스X’의 집.

개미허리인 미세스X의 최대 관심은 화려한 치장과 널찍한 아파트 꾸미기. 요리는 하지도 않고 먹지도 않는다. 네살짜리 아들 그레이어와 함께 있을 때면 프라다와 구치 옷이 더러워질까 봐 저만치 비켜난다. 투자은행 중역으로 일밖에 모르는 남편 미스터X는 연봉 100만달러로 유럽산 수입품을 즐겨 쓰는 부인의 사치를 뒷받침해 준다. 그레이어는 엄마의 극성에 라틴어 프랑스어에 수영 스케이트를 배우고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뉴욕증권거래소나 구겐하임박물관 현장학습도 다녀온다. 미세스X가 학교 체육복까지 입혀 보지만 그레이어는 ‘바이올린을 못 켠다’는 이유로 인기 사립학교에 낙방하고 만다.

그러나 작가들은 소설이 나온 뒤에는 “실제로는 아이를 잘 키우는 부자가 많으며 특히 부모 모두 전문직인 경우가 가장 성공적인 가정교육을 하더라”고 말해 ‘부잣집 때리기’에서 한 발 뺐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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