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폭탄테러 왜 안멈추나

  • 입력 2002년 4월 1일 17시 53분


팔레스타인의 자살폭탄테러가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테러요원은 남성에서 졸업시험을 앞둔 여고생에게로, 조종세력은 전투적 이슬람조직 하마스나 지하드에서 온건성향의 알아크사 순교자 여단으로 확대되고 있다. 대상도 군인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는다.

자살폭탄테러는 압도적 군사력의 이스라엘에 저항할 수 있는 팔레스타인의 유일한 무기. 그러나 생명을 희생해서 무고한 인명을 살상하는 반인륜적 범죄라는 시각과 절망적 상황에서 나온 몸부림이라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팔레스타인 출신 심리학자인 에야드 사라즈는 8일자 시사주간지 타임에 기고한 글에서 “테러요원들은 ‘이슬람을 위해 자기를 바친 무슬림들은 영원히 죽지 않는다’는 코란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명예를 소중히 여기는 이슬람교도들은 35년간 이스라엘에 점령당하고 있는 현실의 힘없는 희생자가 되기보다는 이스라엘 탱크에 맞서는 용자(勇者)가 되길 열망하기 때문에 폭탄테러가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비폭력적 저항이라는 수단 대신 인간을 폭탄으로 쓰는 것은 절망이 아니라 이스라엘과 힘의 균형을 이루려는 전략에서 나온 반 인륜적 범죄”라고 비난했다. 프리드먼씨는 “자살테러로 국가독립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환상”이라면서 “반인륜적 범죄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누구도 자살폭탄테러를 막을 수 없다는 점. 과격파들은 자살폭탄테러로 이스라엘을 격퇴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이스라엘 정부는 철저한 응징으로 테러를 근절할 수 있다는 믿음에 빠져 있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자살폭탄 조직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의 영향력 안에 있는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알아크사까지도 테러에 뛰어들고 있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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