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對이라크 군사작전 차질 예상

  • 입력 2002년 4월 1일 17시 53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유혈충돌이 중동전쟁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임에 따라 이라크를 겨냥한 미국의 대(對)테러전 확전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라고 뉴욕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등 외신이 전했다.

이라크를 치기 위해서는 아랍권 국가들의 협조가 필수불가결한데 이-팔 사태의 악화로 이들 국가로부터 협조를 얻어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말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의 중동 11개국 순방 당시 아랍권 국가 지도자들은 이라크 확전에 대한 협조의 선행조건으로 중동분쟁 수습을 내걸었던 것으로 알려져 중동사태가 악화될 경우 아랍권 국가들의 태도가 바뀔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팔 사태와 관련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의 전통적 우방국가들이 이스라엘의 무력공격을 비난하는 등 미국의 입장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터키 등 이라크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아랍국가들의 협조는 이라크전을 위한 필수 조건. 이들 국가로부터 공항 및 군기지를 제공받지 않고서는 대규모 군사작전이 불가능하다고 타임지 최신호(3월25일자)는 전했다. 특히 이라크 영토가 걸프만 깊숙히 위치해 있어 아프가니스탄 전쟁처럼 폭격기가 공해상의 항공모함으로부터 발진하는 것도 쉽지 않다.

따라서 미 행정부는 가능한한 중동분쟁에 개입하지 않으려던 종래 방침을 수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31일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아랍권 주요 정상들과 전화 통화를 가진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그러나 미국의 개입이 최소한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없지 않다. 개입이 평화정착을 반드시 보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 타임지는 최근 여론조사결과 미국의 중재하더라도 중동의 평화정착은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65%라고 전했다.

하종대기자orionha@donga.com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