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인 1일 러시아 민영 NTV는 인터넷 사이트(www.ntvru.com)를 통해 이런 내용을 ‘단독’으로 전한다고 보도했다. NTV는 “비행기 여행을 두려워하는 김 위원장이 이번에도 철도와 호화유람선, 자동차 등을 이용할 것”이라면서 “특히 12월 북한과 수교 예정인 영국이 왕실 전용 요트를 빌려주는 등 각별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사전 답사를 위해 북한 관계자들이 곧 러시아 영국 이탈리아 인도 등지로 파견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여기에다 NTV는 “이번 세계 여행이 끝나면 전 세계적으로 손해배상소송이 잇따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았다. 지난해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때 경호상의 이유로 기차역 등을 일시 폐쇄하는 바람에 불편을 겪은 시민들의 잇따라 소송을 낸 것을 풍자한 것. 너무도 사실적인 내용에다 이번 여행의 ‘정치적 의미’까지 분석한 NTV의 장난기사에 깜빡 속은 다른 언론매체가 급기야 이를 인용 보도하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이 같은 만우절 장난 보도에는 이타르타스통신 등 관영 언론사까지 가담했다. 관영 노보스티통신은 “상원이 러시아의 상징을 현재의 쌍두 독수리에 머리를 하나 더 붙여 삼두(三頭) 독수리로 만들어 삼권분립을 나타내기로 결의했다”는 장난 보도를 냈다. 이 통신은 ‘제4부(府)’로 불리는 언론을 감안해 ‘사두 독수리’가 되어야 한다고 논평하기도 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