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과학 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는 5일 이탈리아의 인공수정 전문의 세베리노 안티노리 박사 연구팀이 복제 인간배아를 여성의 자궁에 성공리에 착상시켰다고 보도했다. 이 태아가 무사히 태어나면 ‘아버지’(체세포 제공자)와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최초의 복제인간이 된다.
뉴사이언티스트는 안티노리 박사가 최근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인간복제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5000쌍의 불임부부 중 여성 한 명이 임신 8주째를 맞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안티노리 박사는 이 여성의 국적이나 소재지는 공개하지 않았으며 보도내용에 대해 시인도 긍정도 하지 않았다. 안티노리 박사의 공동연구자인 미국남성병학연구소 파노스 자보스 박사는 앞서 지난해 말까지 인간 아기를 복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인간 복제에 대한 윤리적 논란을 논외로 하더라도 복제인간이 ‘정상적으로’ 태어날 수 있을지조차 미지수다. 과학자들은 “복제 자체는 성공적이더라도 기형아가 태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영국 포유류 복제 전문학자 리처드 가드너는 “현재의 의학 수준으로 볼 때 그런 임신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며 “유전자 변형으로 인해 기형뿐만 아니라 암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복제 전문가 루돌프 재니슈 박사도 “7차례에 걸친 포유류 복제실험에서 드러난 증거로 볼 때 대다수 복제동물은 일찍 죽거나, 살아남는다 해도 대부분이 비정상이었다”며 “안티노리 박사는 인간을 ‘기니피그(실험용 동물)’처럼 사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안티노리 박사는 “배아 선별작업을 통해 기형아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