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軍 13명 폭발물 사망…2개도시서 철군 직후 발생

  • 입력 2002년 4월 10일 02시 37분


이스라엘군이 9일 요르단강 서안의 난민촌에서 팔레스타인 민병대에 의해 근래 최악의 인명 손실을 당하면서 다시 강경 태도로 선회하고 있다. 사건이 나기 전 이날 이스라엘군은 점령한 일부 팔레스타인 도시에서 군사공세 시작 12일만에 처음으로 철수하는 등 팔레스타인에 대해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었다.

AP통신은 이스라엘군 소식통의 말을 인용, 이스라엘 예비군 13명이 이날 요르단강 서안 예닌의 팔레스트인 난민촌의 한 빌딩을 수색하다가 팔레스타인 무장대원들이 장치한 폭발물이 터져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유혈충돌이 본격화된 지난 18개월 동안 이스라엘군이 본 최대 피해다.

사건 발생 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 TV를 통해 “이번 싸움은 유대인과 이스라엘 국가의 생존을 위한 싸움”이라면서 “테러의 기반을 완전히 제거할 때까지 이스라엘군의 공격은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새벽 이스라엘군은 일주일째 점령 중이던 칼킬야와 툴카렘 등 요르단강 서안 팔레스타인 자치도시 2곳에서 철군했다. 이날 철군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군의 즉각 철수를 요구한 지 이틀만에 이뤄진 것으로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이들 지역에서 민병대 조직 와해 등 군의 임무가 완수돼 철수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 노동당이 이번 군사작전이 끝나는 대로 샤론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부에서 탈퇴하기로 결정했다. 샤론 총리의 리쿠드당과 함께 연정을 이루고 있는 노동당의 당수 비냐민 벤 엘리저 국방장관은 8일 의원총회에서 “최소한 전쟁 이후까지는 노동당이 연정에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작전이 끝나면 연정에서 탈퇴한다는 의미라고 소식통들은 밝혔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군사작전이 끝나면 외교적 과정이 시작돼야 하지만 평화협상에 대한 노동당과 리쿠드당의 입장이 워낙 달라 공존하기가 어렵다는 게 탈퇴 이유.

시몬 페레스 외무장관도 ‘군사작전 종료 후 협상 개시’에 맞춰 연정을 탈퇴한다는데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 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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