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주요 일간지들은 이날 조간에서 교과서 검정소식을 비교적 작게 다뤘으며, 특히 한국측이 반발하고 있다는 소식은 일부 신문에서만, 그것도 아주 간단하게 보도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주요 일간지들이 경쟁적으로 사설을 게재, 역사인식 문제를 놓고 첨예한 공방을 벌였던 것에 비해 이번에는 그런 현상마저 완전히 사라졌다.
아사히(朝日), 요미우리(讀賣) 신문 등은 역사교과서 부분에서 ‘이씨 조선’ 이라는 용어가 ‘조선’ 으로 수정되는 등 한국을 배려한 흔적이 많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교과서 파문 때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측 교과서에 비판적인 입장을 유지했던 아사히와 마이니치(每日)신문이 이번에는 다른 신문들과 비슷한 논조를 보였다.
요미우리는 지난해 교과서 파문 때 한국측은 ‘이씨 조선’ 이 식민지시대에 사용됐던 용어라며 반발했으나, 당시 일본 정부는 “오류라고 말할 수 없으며, 국가가 수정을 요구할 수는 없다” 고 회답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이번 검정에서 한반도사(史)를 배려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보수적인 논조를 보이고 있는 산케이(産經) 신문은 “외교문제가 됐던 지난해 교과서 문제의 영향 탓인지 한반도사에 대한 엄격한 검정이 이뤄졌으며, 결국 작년에 한국측이 중학교 교과서에 대해 제기한 수정요구가 이번 고교용 검정과정에서 수용된 셈이 됐다” 고 평가했다.
일본의 TV 방송들은 이번 고교 교과서 검정에서 영화 ‘하나비’ 의 감독 기타노 다케시(일명 비토 다케시)가 교과서에 실리게 됐다는 등의 소식을 주로 다룬 반면 독도 영유권 논란 등은 거의 보도조차 하지 않았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