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는 누구…전형적 포퓰리즘 정치인

  • 입력 2002년 4월 12일 17시 39분


12일 중도 사퇴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48)은 ‘혁명의 풍운아’.

1998년 대선에서 승리를 거두고 재선에 성공한 그는 92년2월 부하 1만명을 이끌고 쿠데타를 일으켰던 카리스마적인 지도자이자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에 뿌리를 둔 정치인이었다.

54년 베네수엘라 서부 농촌에서 태어나 육군사관학교에서 지도자의 꿈을 키웠고 75년 임관됐다.

특수부대 장교로 있던 92년 그는 당시 부패 정치인으로 낙인이 찍힌 카를로스 안드레스 페레스 대통령 정부를 무너뜨리기 위해 쿠테타를 감행했으나 실패, 감옥에서 2년을 보냈다.

그는 98년 12월 대선에서 부패한 정부에 반기를 든 전(前) 쿠데타 지도자라는 명성과 좌파연합의 폭넓은 지원에 힘입어 대통령에 당선됐다. 당시 그가 쓰고 다니던 특수부대 특유의 빨간 베레는 개혁의 상징이었고 신(新), 조국, 의무, 명예 등의 단어로 이어지는 그의 현란한 레토릭(修辭)은 군중을 사로잡았다.

피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을 열렬히 지지하는 그는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사이에 ‘제3의 길’을 주창하며 베네수엘라의 고질적 병폐인 부정부패와 빈곤 추방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그러나 그는 헌법 개정을 통해 2000년 7월 임기 6년의 대통령에 재선된 뒤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며 과격한 사회주의적 개혁 법안을 잇따라 발표, 민심의 이반을 자초했다. 측근들의 국정 농단에 국민은 염증을 느꼈고 군을 사회개혁사업에 동원하면서 군부마저 등을 돌렸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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