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발단은 독일 DDP통신이 최근 이미지 컨설턴트의 말을 인용, “슈뢰더 총리가 자신의 흰머리를 염색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좋을 것”이라고 보도하면서부터.
처음에는 별로 주목을 끌지 못하던 뉴스였으나 칼 조세프 라우만 기독교민주연합 부당수가 이를 거론하면서 사건이 커졌다. 라우만 부당수는 정부 예산 논란을 벌이던 도중 “자기 머리색깔을 놓고 거짓말하는 사람이 통계를 놓고도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공격한 것.
발끈한 슈뢰더 총리는 DDP측에 보도 금지를 요구했다. 하지만 베른트 폰 유트르젠카 DDP 편집국장은 “독일 전체 언론 가운데 우리만 해당 보도를 하지 못하게 돼 수용할 수 없다”며 이를 거부했다. 총리는 결국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함부르크 법원은 12일 첫 심리에서 총리의 미용사들을 출석시켜 현재 짙은 갈색인 총리의 머리색이 염색을 하지 않은 것인지 여부에 대해 증언을 듣는다.
독일 언론들은 총리의 ‘과민 반응’이 9월 총선 경쟁 상대인 에드문트 슈토이버 기사당 당수가 ‘나이가 들어 보이는’ 흰머리임을 의도적으로 부각시키기 위한 전술이라고 분석했다.
곽민영기자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