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는 경제 섹션에 `한국 주식에 반했다'는 제목의 칼럼니스트 제임스 글래스먼의 글을 실었다. 이 글은 한국의 주가 상승률이 지난해 37.5%로 주요 공업국 가운데 최고를 기록했으며 한국 증시에 투자하고 있는 뮤추얼펀드의 수익률이 월등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도 글래스먼의 글을 13일자에 소개한 바 있다.
글래스먼은 지난달 말까지 12개월 동안 미국의 뮤추얼펀드 수천개 가운데 매튜 코리아펀드가 109.5%의 수익률로 수위에 오르는 등 한국 증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펀드 4개가 수익률 상위 20위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 후원으로 지난달 말과 이달 초 한국과 일본을 방문, 투자전략 등에 관해 연설한 글래스먼은 놀라울 정도로 활기에 찬 한국경제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한국이 외환위기에 빠졌던 5년 전과는 판이한 모습이라고 전했다.
그는 외채가 절반으로 줄고 외환보유고는 90억달러에서 1050억달러로 늘었으며 기업회계기준이 투명해지고 규제는 1997년의 1만4000건에서 2001년 7000건으로 감소한 것 등을 변화의 예로 들고 전통적인 성장의 추진력인 수출과 함께 소비기반 강화가 커다란 변화라는 펀드 지배인 마크 빅포드-스미스의 말을 인용했다.
그는 외형 부풀리기에만 치중하던 한국 기업들이 자산운용의 효율을 더 중시하게 된 것이 가장 개선된 부분이라고 강조하고 이에 따라 한국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도 회복돼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한꺼번에 두 단계나 높였다는 사실을 소개했다.
그는 한국 주식의 주가수익비율(PER)이 미국 S&P지수의 절반에도 못미칠 정도로 주가 수준이 낮으며 올해 수익률이 57%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물가와 정치가 안정돼 있고 한국이 성장 초기에 있다는 점을 들어 아마 한국 시장에 뛰어들 시기를 놓친 것은 아닐 것 이라며 투자를 적극 권유했다.
그는 그러나 신흥 시장에서는 순탄한 항해를 기대할 수는 없는 법 이라며 투자위험이 뒤따르는 점을 상기시키고 정부가 빈약하기 짝이 없는 사회안전망을 제공하고 있어 노동자들만을 탓할 수도 없지만 노동시장의 비유연성은 재벌의 비효율성과 함께 개혁과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한기흥 특파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