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과 주룽지(朱鎔基) 총리가 동시에 이슬람권 국가 순방에 나서 이슬람권 국가들에 대한 외교공세를 일층 강화하고 있다. 장 주석은 8일 독일을 시작으로 22일까지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5개국을 순방중인데 4개국이 이슬람국가다. 장 주석은 14일 두 번째 방문국인 리비아에 도착해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의 협력 강화를 약속한 뒤 나이지리아와 튀니지, 이란을 순방한다. 특히 리비아와 이란은 미국이 ‘테러를 수출하는 불량국가’로 간주하고 있는 나라. 장 주석의 아랍권 순방은 9·11테러 이후 고립된 아랍권 끌어안기인 동시에 미국 견제라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주 총리도 15일 터키 방문을 시작으로 이집트 케냐 3개국을 방문하는 등 아랍권 순방외교에 나섰다. 터키는 인구 99%가 이슬람교 수니파를 신봉하는 나라. 주 총리는 신장위구르자치구 분리주의운동에 대한 터키의 지원 문제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중국 서부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의 분리주의 단체 다수가 터키에 근거지를 두고 있다. 주 총리는 이번 방문을 통해 신장지역 내의 이슬람 분리주의운동이라는 위협 요인을 제거하고 이슬람권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 ljh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