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35℃… 100년만에 최고

  • 입력 2002년 4월 18일 17시 51분


미국 뉴욕의 낮 기온이 100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미국 동부와 중서부 일대가 섭씨 30도를 웃도는 이상고온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17일 뉴욕시 및 인근 뉴저지주 뉴어크의 기온은 섭씨 35.5도까지 올라갔다. 필라델피아는 35도, 워싱턴은 34.4도, 보스턴은 33.3도를 각각 기록했다. 이에 앞서 16일에는 뉴욕 기온이 섭씨 33.3도로 이 날짜 기준으로 106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버지니아주 피터스버그 일부지역은 섭씨 35도까지 올라갔다.

이 같은 이상고온은 중서부에서 남부의 메인주에 이르기까지 미국 전체 면적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상고온의 원인에 대해서는 자세한 분석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으나 기상 전문가들은 동태평양 적도 부근 해수면의 온도가 급상승한 데 따라 이 해역에서 발생하는 강한 상승기류의 영향으로 지구 곳곳에서 나타나는 기상이변인 엘니뇨현상으로 풀이하고 있다. 미 북동부 지역에서 4월 중순에 갑자기 7월 한여름 날씨가 며칠간 이어지자 반바지 등 여름옷 차림으로 다니는 사람이 늘어나고 아이스크림 등의 매출이 부쩍 늘었다. 5대호 인근 지역에서는 뜨거운 태양열로 눈이 빠르게 녹아내려 위스콘신주와 미시간주 북부지역의 강물이 범람하는 바람에 주민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그런가하면 서부의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 경계 산악지역에는 큰눈이 내려 시에라네바다 고원지대에는 17일 50㎝의 눈이 쌓여 이 지역 고속도로 운행 차량들은 스노타이어를 달아야 했다.

1월엔 아이오와주에서 튤립 싹이 트고 3월 텍사스에서 5대호 방향으로 눈보라가 몰아닥치는 등 변덕스러운 날씨가 나타난 데 이어 봄철 이상고온이 계속되자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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