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닌은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민병대 사이에 전투가 가장 치열했던 곳. 이스라엘군은 예닌을 점령하는 과정에서 아파치 전투헬기와 탱크, 장갑차 등을 동원해 예닌의 팔레스타인 난민촌에 무자비한 포격을 퍼부었으며 미사일도 대규모로 발사했다. 이스라엘군은 또 불도저로 민간인 주택들을 무차별 파괴하기도 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스라엘군이 이곳에서 민간인 500여명을 집단학살했으며 2000여명이 집을 잃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엔 조사 결의〓유엔 안보리는 19일 예닌 난민촌에 대한 진상조사 과정 중 최근 사태에 관한 정확한 정보 수집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미국은 당초 진상조사에 반대했으나 국제사회와 아랍권의 압력이 거세어지자 입장을 바꿔 결의안 작성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예닌 사태 이후 미국 고위관리로는 처음으로 20일 난민촌을 방문한 윌리엄 번스 미국 국무부 중동담당 차관보는 “내가 본 것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처참한 인간적 비극이었다”면서 “이번 사태는 수천명의 무고한 팔레스타인 시민들에게 엄청난 고난을 안겨줬다”고 밝혔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이날 예닌 사태를 “끔찍하고 비극적인 사건”이라고 표현하면서 “미국 유럽 아랍권이 중동평화협상 재개를 위해 조속히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예닌 조사 결의안은 이스라엘의 강력한 견제로 조사팀 구성과 조사활동 범위 등을 둘러싸고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혈사태 가자지구 확산〓19∼20일 예닌과 라말라에서 철군을 완료한 이스라엘군은 21일 나블루스에서도 병력을 철수시켰다.
이에 맞춰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방어벽작전’ 제1단계가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그는 철군 직후 예루살렘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작전은 끝났으나 테러와의 전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군이 요르단강 서안에 공격을 집중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가자지구는 20일 팔레스타인의 자폭테러와 탱크를 앞세운 이스라엘군의 보복 진입으로 하루동안 10여명이 사망하는 등 다시 사태가 악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예닌 참상에 대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이스라엘의 주장 팔레스타인 항목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민간인 500여명 사망자 수 ‘팔’측 민병대 50명, ‘이’군 23명 이스라엘군의 무차별 포격 사망 원인 전투과정에서 인명 피해 발생 민가 300동 무차별 파괴 민가 피해 언급 없음 ‘팔’인 인간방패로 활용. 부상자 수송 막아 부상자 대량 사망 반 인권권 행위 부인 제네바협정 위반한 민간인 학살 성격 규정 테러 근절을 위한 불가피한 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