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29일 장학금 및 유대교학 신설 등 각종 혜택을 통해 유대인 학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미 주요 대학들의 실태를 보도했다. 이는 유대인 학생들의 지적능력이나 학업수준이 탁월하다는 인식 때문.
테네시주 벤더빌트대의 경우 유대인 학생 유치를 위해 유대교의 지도자인 랍비까지 고용했다. 이 랍비는 전국의 고등학교를 순회하며 학생 유치활동을 펴고 있다.
벤더빌트대 골든 비 총장은 “동부의 명문 아이비리그 대학들에 버금가는 수준의 학교를 만들 계획인데 유대인 학생들이 이에 크게 기여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텍사스주 크리스천대(TCU)도 작년 유대교학을 신설한 데 이어 올해 유대인 학생 전용 장학금을 만들었으며 8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유대인 엘리 위젤을 강사로 초청했다.
이밖에도 기독교 전통의 텍사스 사우스메도디스트대(SMU), 펜실베이니아 서스키아나대 등도 유대교학, 유대 전통음식 강좌 등을 신설해 유대인 학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대인 학생들을 적극 유치해 온 아이비리그의 대학들은 전체 학생의 23%가 유대인 학생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 전체 인구 중 유대인이 자치하는 비율(2%)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 프린스턴대의 경우 80년대에 유대인 학생이 많은 고등학교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각종 장학금 혜택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교육·법조계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유대인 학생들의 대입수학능력시험(SAT) 성적이 1161점으로 미 대학 수험생 전체 평균치인 1020점보다 높지만 유대인 학생들이 반드시 대학의 수준을 향상시킨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이 신문은 “유대인 학생 유치 과정에서 비슷한 수준의 학생이 유대인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입학이 거부된다면 또 다른 차별 논쟁과 함께 법적 공방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