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샤라프 파 대통령 임기연장 투표압승

  • 입력 2002년 5월 1일 18시 21분


파키스탄 정부는 1일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의 임기 연장을 묻기 위해 지난달 30일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무샤라프 대통령이 승리했다고 선언했다.

최종개표 결과 97.7% 이상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난 무샤라프 대통령은 이로써 2007년 10월까지 집권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주요 야당과 이슬람 강경파들이 투표에 반대, 투표율이 30%에도 못미친 것으로 전해진데다 곳곳에서 부정선거의 흔적이 드러나 무샤라프 대통령에게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는 이날 "무샤라프 대통령은 군부독재자"라고 비난하고 오는 10월 총선을 계기로 정계에 복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99년 10월 무혈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무샤라프 대통령은 올 10월로 정해진 민정 이양 시한이 다가오자 집권 연장을 위해 국민투표를 실시했다.

▼무샤라프는 누구▼

집권 연장에 성공한 무샤라프 대통령은 정치적 위기 때마다 모험에 가까운 승부수로 위기를 돌파해 온 인물이다.

43년 인도의 델리에서 태어난 그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분리될 당시 파키스탄으로 이주했다. 21세에 군에 입대해 65년과 71년 인도와의 전쟁에 참가해 혁혁한 전공을 세웠다. 98년 미안 나와즈 샤리프 총리 때 육군참모총장에 올랐다. 99년 10월 샤리프 총리가 자신을 제거하려 하자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했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지난해 9·11테러가 발생하자 국내의 거센 반발 여론에도 불구하고 형제국 아프가니스탄을 치려는 미국 편에 서는 정치적 모험을 감행했다.

이로 인해 실각 가능성까지 거론됐으나 무샤라프 대통령은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는 논리로 국민을 설득했다. 또 이를 통해 ‘정통성 없는 군부독재자’라는 국제사회의 인식도 완화시켰다.

이번 국민투표에서도 그의 정치적 모험은 성공했지만 앞으로 집권 연장의 명분으로 내건 경제회복과 사회안정, 민주주의 정착을 제대로 이뤄낼지는 불투명하다는 것이 서방 외교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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