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함이 폭발한다"…美시골 우편함 13곳서 폭탄 발견

  • 입력 2002년 5월 5일 18시 45분


미국 일리노이주 등 중부지역 3개 주의 시골마을에서 가정용 우편함 13곳에 쇠파이프 폭탄이 들어있는 것이 발견돼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3일 일리노이주 마운트캐럴과 아이오와주 애스버리 등 5곳에서 우편함을 여는 순간 폭탄이 터져 우편배달부와 주민 등 6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는 등 미시시피강 양쪽 8곳에서 폭탄이 발견됐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4일에는 이곳에서 서쪽으로 560㎞ 떨어진 네브래스카주 5곳에서도 폭탄이 발견됐으나 터지지는 않았다.

비닐봉지에 들어있는 이들 폭탄은 우체국을 통해 배달된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우편함에 넣은 것으로 약 2㎝ 크기의 쇠파이프와 9V 전지가 달려있어 우편함을 열거나 움직이면 터지게 돼 있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일부 폭탄에는 타이프로 친 반(反)정부 문구의 편지가 함께 들어있었으며 편지에는 ‘우편함이 폭발한다!(중략)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당신의 주의를 끌고 있다. 주의를 끌 것들이 더 있을 것이다’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발신인은 ‘관심 있는 사람’으로만 돼 있었다.

미 연방수사국(FBI) 관계자는 “4일 네브래스카주에서 발견된 편지 중 적어도 하나는 3일 발견된 편지와 필체가 같다”면서 “미국 내 테러 또는 반정부 활동가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FBI는 주민들에게 쇠파이프와 전선, 전지 등이 우편함에 들어있으면 건드리지 말고 당국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미 우정국은 폭탄 발견지역에 대한 우편배달을 일시 중지했으며 주민들에게 우편함을 열어둘 것을 당부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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