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제도는 도입 때부터 학력 저하를 우려하는 반대여론 속에 일선 학교들이 수업량을 줄이지 않기 위해 ‘편법’을 쓸 것이라는 예상이 적지 않았었다.
대표적인 것은 방학기간 단축. 기후(岐阜)현 가노(加納)고교는 여름방학을 2주간, 야마나시(山梨)현 시모베초(下部町) 구나도(久那土)초등학교는 4일간 줄이기로 결정했다. 또 효고(兵庫)현 이와지시마(淡路島) 관내 11개 초중학교는 개교기념일을 쉬지 않기로 결정했다.
도쿄(東京)의 다치가와(立川)시립 제1일 초등학교는 매년 개최하던 운동회를 격년제로 바꾸고 학예회도 내용을 대폭 줄일 방침이다. 행사도 행사지만 준비하는데 시간이 많이 들기 때문이라는 것.
문부과학성이 새 교육과정의 ‘자랑거리’로 권장하고 있는 종합시간(초등학교 3년∼중학교 3년 주 2∼3시간)도 교과서로는 배울 수 없는 것을 가르치라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학과와 연계해서 운영하는 학교가 많다. ‘전통문화’라는 제목으로 국어의 단가(시조)를, ‘환경문제’라며 이과(자연)의 수질문제를 가르치는 식.
또 학원강사들이 학교 밖에서 열고 있는 입시 위주의 ‘토요학교’에는 고교생들이 몰려들어 주 5일제 수업의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공립학교들이 이런 ‘편법’을 쓰는 것은 사립학교와의 학력차가 더 심해져 진학률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 문부과학성의 지시를 따르면서도 수업시간을 줄이지 않기 위해서는 이런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문부과학성의 의도와 학교 현실의 괴리는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