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러시아군은 발트함대의 규모를 절반으로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태평양 북해 흑해 함대와 함께 4개 함대 중 하나인 발트 함대의 축소는 구 소연방에 속해 있던 에스토니아 등 발트3국이 곧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앞두고 있어 더욱 대조적이다.
앞서 러시아군은 베트남 캄란만(灣) 해군기지와 쿠바 루르데스 레이더 기지를 폐쇄하고 철수했다. 타지키스탄 등 구 소련 지역 일부에 주둔 중인 병력을 빼면 사실상 러시아군의 해외기지는 한 곳도 남지 않게 됐다.
러시아군은 이미 전 세계를 무대로 미국을 상대로 벌이던 군사력 경쟁을 사실상 포기했다.
푸틴 대통령 출범과 함께 발표된 ‘신(新) 군사독트린’도 러시아군의 작전 지역을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CIS) 등 인근 동맹국 지역으로 한정하고 있다.
대테러 작전을 명분으로 미군은 러시아의 앞마당인 구 소련의 중앙아시아와 그루지야에 잇달아 들어오는 등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지만 러시아는 속수무책이다.
예산부족으로 러시아군은 현상 유지도 힘든 형편이다. 러시아군은 최근 연료와 비용 부족으로 공군 조종사들의 비행 훈련 시간이 미군과 NATO군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고 시인했다.
현재의 경제력으로 볼 때 앞으로 미국과의 군사력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일간 모스코프스키 콤소몰레츠는 러시아군의 국방비에서 신형 무기 도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도 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반면 미국은 현재의 14∼16%에서 22∼24%로 높일 예정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국방연구개발비는 미국의 30분의 1, NATO의 10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러시아가 23∼26일 미-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전략무기감축협상에 매달리고 있는 것은 더 이상 미국과의 군비경쟁을 계속할 힘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은 현재의 군사력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군축에 소극적이다. 러시아군의 몰락은 초강대국 미국의 군사력 독주와 일방적 세계전략 구축이라는 새로운 국제정세 지형도와 그대로 맞물리고 있는 것이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러시아군의 어제와 오늘, 내일 | |||
소련군(89년) | 2001년 러시아군 | 2005년 러시아군(추정) | |
총병력 | 382만명(정규군325만명) | 146만명(정규군118만명) | 92만명(정규군 80만명) |
편제 | 지상군 해군 공군 전략로켓군 국경경비대 내무군(내무부) | 지상군 해군 공군(방공군 포함) 전략군 국경경비대 내무군 | 지상군 해군 공군 전략군 내무군 |
잠수함 | 203척 | 70척 | - |
항공기 | 5000대 | 3000대 | - |
국방비 | 330억달러(GDP의 15∼17%) | 77억4000만달러(GDP 대비 3%) | -(GDP 3.5% 확보 목표) |
무기 수출 | 149억달러 | 40억달러 | 50억달러 이상 (목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