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강대국 저팬’…도라에몽등 캐릭터 세계적 대박

  • 입력 2002년 5월 10일 17시 49분


‘경제는 가라앉아도 문화는 뜬다.’

일본이 계속되는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문화 영역에서는 미국과 자웅을 겨루는 국제사회의 초강국(superpower)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포린폴리시 최신호(5·6월호)가 전했다.

이 같은 흐름은 ‘저패니메이션(일본 애니메이션)’이 주도하고 있다.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인 ‘포켓몬스터’는 65개국에서 방영됐고 30개국 이상에서 만화로 출판됐다. 포케몽 도라에몽 등 만화캐릭터는 타임지 등의 표지에 등장하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1만2000∼1만5000개의 라이선스를 가진 ‘헬로 키티’ 캐릭터는 연간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황금알. 저패니메이션 전문 매장인 ‘만다라케’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이탈리아 볼로냐 등에도 진출해 인기를 끌고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이로의 행방불명’이 올해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받는 등 예술적 수준도 인정받았다.

뿐만 아니다. J팝(일본 팝송)의 디바로 불리는 나미에 아무로는 아시아 젊은이들을 열광시키고 있고 소니와 닌텐도의 비디오게임은 전세계를 사로잡은지 오래다.

일본풍 패션은 할리우드 영화 ‘매트릭스’와 미국의 인기 TV시리즈 ‘다크 에인절’ 등에 등장할 정도로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뉴욕타임스의 패션담당 편집자도 “도쿄야말로 뉴욕과 파리 등이 모방하는 패션의 국제 메카”라고 평할 정도.

‘문화강국 일본’의 부상은 역설적으로 일본 경제의 장기 침체 때문에 가능했다. 권위주의적인 기존 질서가 무너지면서 그동안 억눌렸던 문화적 욕구가 분출한 것. ‘한 자녀 가정’에서 여유있게 자라난 젊은이들이 왕성한 문화 소비자로 성장한 것도 촉매제로 작용했다.

선대인기자 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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