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9·11 테러에 관한 정보를 사전에 보고받고도 제대로 대처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연일 최고조로 증폭시키며 의회 청문회와 진상조사 등을 통해 부시 행정부를 압박할 태세를 취하고 있다.
9·11 테러 이후 부시 대통령의 지지도(80% 전후)에 눌려 지내온 민주당으로선 최근 제기된 ‘테러 정보 사전 인지설’이 정국을 일거에 반전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
이 같은 민주당의 공세에 공화당이 부시 대통령, 딕 체니 부통령, 트렌트 로트 상원원내 총무 등을 총동원해 대대적으로 맞서고 있어 양당이 2000년 11월 대통령 선거 이후 처음으로 전면적인 힘겨루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5월 제임스 제포즈 의원의 탈당에 따른 상원의 여소야대 개편으로 졸지에 소수당으로 밀린 공화당은 다수당인 민주당의 견제 때문에 국정운영이 어렵다고 판단, 올 중간선거에서 상원의 다수당 지위를 탈환키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MSNBC 방송 등 미 언론은 19일 “부시 대통령의 측근들이 상원 다수당 지도자인 토머스 대슐리 민주당 원내총무와는 함께 일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에 따라 부시 대통령은 선거승리를 위해 더욱 당파적 행동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부시 대통령은 취임 초 “워싱턴의 문화를 바꾸겠다”며 정쟁을 지양하겠다고 다짐했으나 초당적 협력에 의한 국정운영은 이제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중간선거에선 상원의원 100명 중 3분의 1인 34명과 하원의원 435명 전원, 주지사 36명을 새로 선출하게 된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