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과 2001년 각각 동티모르에 유엔대표 자격으로 파견돼 독립찬반투표 및 제헌의회 선거 투표 과정을 총괄했던 손봉숙(孫鳳淑·58·사진) 한국중앙선거관리위원이 그 주인공.
99년 유엔 국제선거관리위원 자격으로 딜리에 도착해 8월30일 독립 찬반투표 과정을 감시했던 손 위원은 개표 결과 후 잇따랐던 폭동과 학살에 대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독립을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개표 결과 발표 직후 그가 머물던 유엔 건물이 민병대들에 의해 포위돼 위험에 처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동티모르를 국제사회가 지키지 못한다면 인류 전체가 부끄러울 것이라고 판단, 동티모르의 안정과 독립을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2001년 8월30일 제헌의회 구성을 위한 총선을 감독할 국제선거위원장으로 다시 동티모르에 와달라는 요청을 수락한 것도 바로 그런 결심 때문이었다는 것.
그는 제헌의회 구성 뒤 대선 출마를 망설이는 독립영웅 사나나 구스마오 현 대통령을 만나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생각해 달라”며 설득하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손 위원은 “동티모르는 훌륭한 지도자와 독실한 가톨릭신자들로 구성된 나라”라며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의 이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티모르 반세기 역사와 독립 과정 등을 자세히 다룬 책, ‘동티모르 탄생-나는 한편의 휴먼드라마를 보고 왔다’를 다음달 10일 발간할 계획이다.
딜리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