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개방 바람이 거세진 데다가 3년 전부터 대학생 입학정원이 확대되면서 두드러진 현상이다. 입학정원은 총 1300만명으로 늘어났다. 그러다 보니 학교 밖에 집을 얻어 동거하는 학생들도 크게 늘어났다.
베이징(北京)의 한 남자 대학생(23)은 “정확한 비율은 알 수 없지만 대충 한 과(科)에 10% 정도는 여자친구와 함께 학교 밖에서 동거하고 있다고 봐도 된다”면서 “여학생이 대부분인 문과보다는 남녀 비율이 비슷한 이과 계통에 특히 동거 학생이 많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중 상당수는 결혼을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무리 사랑해도 재학중 결혼은 안된다. 건전한 교육풍토 유지와 교육자원에 대한 엄정관리라는 명분 아래 중국 대학들은 재학중 결혼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들은 아예 입학시험 자격을 ‘미혼, 25세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또 재학 중 결혼사실이 발각되면 강제퇴교는 물론 복학신청조차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심지어 학교 교무처에서는 ‘풍기 단속’을 이유로 정기적으로 동거학생 색출에 나서기도 한다.
이런 중국이지만 요즘엔 재학 중 결혼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4월 경제발전에 따른 고급인력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대입 응시자에 대한 연령제한을 철폐하면서 이 문제가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연령제한이 없어짐에 따라 나이든 사람도 대학에 진학할 수 있게 됐지만 나이든 사람은 대개 기혼자여서 이번에는 재학중 결혼 금지 규정에 묶이게 되는 것. 중국의 혼인법은 결혼연령을 ‘남자 22세, 여자 20세 이상’으로 정해놓고 있다.
전국대학입시위원회 취전위안(瞿振元) 위원장은 최근 산둥(山東)성 지난(濟南)에서 열린 교육개혁 토론회에서 “재학중 결혼금지 규정이 문제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내부 토론과 각 대학의 의견을 들어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사회주의 국가 중국에서도 캠퍼스 부부가 탄생할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
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