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친구사이엔 무기 필요없어”

  • 입력 2002년 5월 25일 01시 33분


오전 10시경 크렘린궁 대회궁전(大會宮殿)의 녹색 응접실에서 시작된 두 정상의 단독회담에는 미국 측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안보보좌관, 러시아 측에서 블라디미르 루샤일로 안보회의 서기관이 배석해 전략무기감축협정이 이번 회담의 가장 중요한 의제임을 보여줬다.

단독회담을 마친 두 정상은 예카테리나홀로 자리를 옮겨 양국 고위관리가 배석한 가운데 확대회담을 가졌다.

러시아의 미하일 카시야노프 총리와 이고리 이바노프 외무장관, 미국의 콜린 파월 국무장관과 도널드 에번스 상무장관 등이 참석해 안보와 군사뿐만 아니라 경제 분야 등 다양한 의제가 논의됐다.

두 정상은 안드레예프홀에서 러시아 언론에 의해 ‘모스크바 협정’이라고 이름 붙여진 역사적인 전략무기감축협정 등 2개의 문서에 서명하고 5개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기자회견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친구 사이에는 서로를 겨냥한 무기가 필요없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은 미국의 국익을 위해 앞장서서 싸우는 경제 로비스트”라고 치켜세운 후 “미국이 값싼 러시아제 철강과 알루미늄을 사간다면 더 가격 경쟁력이 있는 비행기를 만들어 러시아에 팔 수 있을 것”이라고 농담,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무역 장벽을 꼬집었다.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영부인인 로라 부시 여사와 루드밀라 푸틴여사는 트레차코프 미술관과 국립어린이도서관을 방문했다.

교사 출신의 로라 여사는 러시아 어린이에게 영어로 동화를 읽어주기도 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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