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저널]황유성/韓-中의 진정한 냉전청산

  • 입력 2002년 6월 6일 22시 18분


황유성
요 며칠 중국 베이징(北京)에서는 대외적으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한중 군사교류 측면에서 대단히 의미 있는 행사가 있었다.

조성태(趙成台) 전 국방장관과 김인종(金仁鍾) 전 2군사령관 등 예비역 고위장성과 황병무(黃炳茂) 국방대 교수, 백승주(白承周) 국방연구원(KIDA) 북한연구실장, 김진욱(金鎭旭) 21세기 군사연구소장 등으로 구성된 8명의 안보전문가가 중국 국제우호연락회(회장 황화·黃華 전 외교부장) 초청으로 3일부터 6일까지 중국을 방문한 것. 한국 예비역 장성들이 중국 측의 공식 초청으로 방중한 것은 처음이다.

조 전 장관과 김 전 사령관은 99년 8월 각각 국방장관과 국방부 정책실장으로서 첫 한중 국방장관 회담을 성사시켰던 주역. 두 예비역 대장은 이번 방문에서 당시 카운터파트였던 츠하오톈(遲浩田) 국방부장의 극진한 영접을 받았다. 특히 김 전 사령관은 2001년 1월 츠 국방부장이 한국을 답방했을 때 츠 부장의 부인과 ‘누님 동생관계’까지 맺었던 절친한 사이.

대표단은 이번 방문에서 한중 예비역 장성간의 정례교환방문과 국제우호연락회 산하 ‘평화발전연구중심’ 및 21세기 군사연구소간의 안보학술포럼 개최 등에 합의했다. 이들은 또 자오난치(趙南起) 전 중국군 총후근부장 등 30여명의 중국 예비역 장성 및 군사전문가들을 만나 한중 군사교류 및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토론도 가졌다.

특히 의미있는 것은 예비역 고위장성간의 정례교환방문에 합의한 대목. 대표단은 내년 6·25전쟁 참전용사들을 위주로 한 중국 예비역 장성들을 대거 초청해 한국의 6·25전쟁 참전 용사들과 만나도록 함으로써 휴전 만 50년 만에 양국간에 진정한 의미에서 냉전을 청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 교수는 “한중 예비역장성 정례교환은 정부차원의 공식군사교류를 측면 지원하는 ‘1.5 트랙’의 다원적 안보외교 메커니즘을 형성한 것으로 양국 안보교류의 지평을 새롭게 넓힌 것”이라면서 “특히 중국 군부는 예비역들의 영향력이 막강한 만큼 상호 이해와 신뢰를 높이는 것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황유성 베이징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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