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산악등반연맹(UIAA) 로저 페인 탐사대장은 15일에 걸친 히말라야산맥 답사를 마친 뒤 5일 기자회견을 갖고 “지구온난화가 히말라야산맥에 사상 최대의 위협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녹아내린 물이 홍수를 일으켜 각종 자갈 진흙과 함께 산 아래 마을을 덮칠 수 있다”고 말했다.
히말라야산맥에서 발원하는 강에 의존하고 있는 인구가 20억명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 지역의 변화는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에 영향을 미치는 셈.
페인 대장은 “해발 6189m의 아일랜드 피크를 둘러본 결과 과거 봉우리 주변에 있던 작은 연못들이 녹아내린 빙하로 인해 깊이 100m, 길이 2㎞의 대형 호수로 합쳐졌다”고 전했다.
그는 히말라야에 위치한 한 마을에서 빙하가 녹아 홍수를 유발, 다리를 통째로 무너뜨린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8∼9년 전부터 홍수 발생 빈도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일부 주민들은 홍수가 실제로 마을을 덮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UNEP 소속 과학자들이 인공위성 등을 동원,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위치한 세계산악개발센터와 함께 네팔과 부탄에 있는 44개 빙하호수를 조사한 결과 온난화 영향으로 5년 안에 강물이 둑을 넘어 범람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매년 2만7000명에 이르는 히말라야 등산객들로 인해 야생 생물이 갈수록 줄고 침식현상이 느는 등 식생이 변하고 있다고 UNEP는 덧붙였다.
UNEP는 4월 부탄과 네팔 지역의 기온이 70년대 중반보다 1도가량 상승했으며 이 때문에 10년 안에 히말라야산맥의 50여개 호수가 넘쳐 산 아래 마을을 휩쓸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