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안 본 부시 구설수

  • 입력 2002년 6월 7일 15시 39분


'월드컵에 관심을 가져도 문제, 안가져도 문제?'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월드컵 무관심'으로, 이스라엘의 장관들은 '월드컵에 대한 과도한 관심'으로 각각 구설수에 올랐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지난 5일 벌어진 월드컵 D조 예선 1차전에서 미국이 이번 대회의 강력한 우승후보 포르투갈을 3-2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시 대통령은 무관심으로 일관했다고 6일 비난했다.

그동안 월드컵 보도에 소홀했던 미국 언론들도 이날 경기 결과에 대해서는 "1950년 브라질 월드컵 이후 52년만의 쾌거"(AP통신) "포르투갈전 승리로 지난 대회 3전 전패의 수모를 씻어냈다"(워싱턴포스트)는 등 흥분하며 일제히 주요 뉴스로 다뤘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경기가 끝난 뒤 몇 시간이 지나도록 대표팀에 전화를 걸어 축하나 격려의 말을 전하기는 고사하고 아예 이날 경기를 시청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이 "부시 대통령이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미국의 승리를 특별히 언급한 것만은 확실하다"고 변명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스라엘 장관들은 지난 2일 월드컵 경기 시청을 위해 중요한 정례 각료회의를 예정보다 빨리 종료한 것으로 드러나 현지 언론으로부터 '직무유기가 아니냐'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치안 문제와 함께 최근 악화되고 있는 경제 문제가 논의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아리엘 샤론 총리가 종교 정당과의 연립문제 논의를 위해 일찍 자리를 뜨자 다른 각료들도 잇따라 "사무실에 다른 볼일이 있다"며 나가는 바람에 경제 문제에 대한 협의는 다음주로 연기됐다.

이스라엘 TV는 "대부분의 각료들이 사무실로 돌아가 월드컵을 시청했다"고 폭로했고 총리부는 "근거없는 억측"이라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사태수습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김성규기자>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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