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 전략은 전쟁 가능성을 높이고 지역갈등을 가속화할 위험이 있어 미 정부 내부와 군사전문가들은 물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맹국들 사이에서도 커다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 정부의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부시 정부는 냉전시대 전략의 두 기둥이었던 ‘봉쇄전략’과 ‘억지전략’을 50년 만에 탈피해 미 본토공격을 막기 위한 ‘선제 예방’과 ‘방어적 개입’을 처음으로 군사적 대안으로 공식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대통령은 1월 연두교서에서 이라크 이란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목하면서 이런 새 독트린의 일단을 내비쳤으며 1일 웨스트포인트에서도 이라크에 대한 선제공격 가능성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말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부 장관이 핵태세검토(NPR)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선제공격용 전술핵 개발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이 독트린의 일환이다.
국방부는 특히 새 독트린을 실행하기 위해 적에 대해 ‘무경고 공격’ 작전을 수행할 합동전력 창설을 추진 중이다. ‘합동 스텔스 작전부대’로 불릴 이 부대는 레이더를 피할 수 있는 스텔스 폭격기 및 전투기, 특수부대를 관할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지하 콘크리트벙커를 파괴하고 생화학무기를 무력화할 수 있는 신형 고열 재래식 폭약도 개발되고 있다. 미국 관리들은 최후수단으로 핵무기 사용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이를 위해 새 전술핵 개발도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고위관계자는 “적으로부터 받는 위협의 성질이 변한 만큼 미국의 방어전략도 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도 6일 브뤼셀을 방문한 자리에서 NATO 18개 우방국에 대해 “NATO는 이제 핵 및 생화학 개발국가들의 위협에 대해 ‘완벽한 증거’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서는 안 된다”며 선제공격을 포함하는 새 군사전략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지 로버트슨 NATO 사무총장은 “NATO는 방어적 집단안보기구로 남아야 하며 새 갈등 요인을 만들 필요가 없다”고 말해 완곡하게 우려와 거부 의사를 나타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