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미국發 금융위기 경고

  • 입력 2002년 6월 12일 21시 43분


미국 기업들의 수익이 악화돼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이에 따라 미국으로 몰렸던 돈이 빠져나가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세계금융시장의 안정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국제통화기금(IMF)이 12일(현지시간) 경고했다.

IMF는 이날 발표한 ‘1·4분기 세계 금융안정성 보고서’를 통해 “올해 1·4분기(1∼3월) 중 세계 경제가 회복되고 있지만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은 사라지지 않았다”며 “근본 원인은 ‘성숙 시장’(미국을 의미) 내 기업들의 이익이 급격하게 줄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또 단기적으로 세계금융시장이 긴박한 위험에 빠진 것은 아니지만 성숙 시장 내 기업들의 수익성에 대한 회의가 일면서 자본투자가 줄고, 대외적으로는 달러화 약세와 자본 역류가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기업이익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과 함께 최근 미국 엔론사 등의 회계 투명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제 주식 및 채권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기업이익 감소로 인해 대출채권을 가진 은행도 수지가 나빠지고 있고 기업부실과 직접 관련이 없는 보험사들도 최근 수년 동안 자본시장에 깊숙이 참여해 불안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1990년대 이후 경기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 은행들도 세계금융시장을 취약하게 하는 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IMF 보고서는 “중장기적으로 세계적으로 수익이 좋은 경제권역(圈域)으로 국제투자자금이 흘러 다니겠지만 자금 흐름이 급격하게 이뤄질 경우 세계금융시장의 안정성이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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