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백악관 實勢”

  • 입력 2002년 6월 18일 18시 52분


앤드루 카드 실장 / 칼 로브 고문
앤드루 카드 실장 / 칼 로브 고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측근들인 앤드루 카드 비서실장과 칼 로브 수석정치고문 간에 권력다툼이 치열하다고 뉴욕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 취임 이후 백악관은 카드 실장, 로브 고문, 캐런 휴스 공보담당고문 등 3자 권력구도가 유지돼 왔으나 4월 휴스 고문이 사임하면서 카드 실장과 로브 고문의 경쟁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는 것.

최근까지 경쟁에서 앞선 사람은 로브 고문. 부시 대통령이 붙여준 ‘천재 소년(Boy Genius)’이라는 별명답게 그는 자신이 맡고 있는 국내정치 영역을 넘어 철강 수입제한조치, 중동문제 등 외교·경제 정책에까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그러나 워싱턴의 전문가들은 국토안보부 설치 계획 이후 권력의 중심추가 카드 실장으로 넘어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카드 실장이 다른 백악관 고위관리 3명과 함께 주도한 국토안보부 설치 계획에 대해 로브 고문은 사전 통보조차 받지 못했다.

부시 대통령은 국토안보부 설치안의 의회 통과를 위해 보수 성향이 강한 로브 고문보다는 민주당과의 관계가 원만한 카드 실장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로브 고문이 작성한 중간선거 관련 극비보고서가 13일 언론에 유출된 것도 카드 실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전쟁의 공포를 이용하라’ ‘엔론을 무시하라’ 등 논란의 소지가 다분한 선거전략들이 포함된 이 보고서에 대해 주요 언론과 민주당은 로브의 ‘과대망상증’의 산물이라며 호되게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엔 카드 실장이 시사월간지 ‘에스콰이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영향력 확대를 은연중에 과시하다가 로브 고문을 ‘백악관의 야수’로 표현해 부시 대통령의 분노를 샀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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