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신문 분석 韓-日의 다른 점

  • 입력 2002년 6월 22일 16시 30분


"한국팀에는 있고, 일본팀에 없는 것은 무엇인가."

한국이 포루투갈에 이기고, 이탈리아마저 무릎을 꿀리자 일본에서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는 '의문'이다. 실패에서 배우자는 일종의 '실패학'이다.

일본도 월드컵 출전 두 번째만에 조1위로 16강에 진출했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 상당한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같은 아시아팀으로 한국과 영원한 라이벌임을 자처해온 일본이 한국에 뒤진데 대해 아쉬움이 없지 않다.

이런 분위기에 기름을 부은 것이 18일 같은 날에 벌어진 일본-터키전과 한국-이탈리아전이다. 체력, 투지, 전술면에서 너무나도 대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일본-터키전의 일본내 평균 시청률은 48.5%였고 한국-이탈리아전은 35.4%였다. 한국-이탈리아전은 외국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한국팀과 일본팀을 분석하는 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국팀의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이다. 언론들은 "일본이 전술훈련에 치중해 온데 비해 한국은 대조적으로 선수들의 불만을 사면서까지 체력단련에 힘을 기울여왔다"며 "이번에 그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지적했다.

투지도 물론 빼놓지 않는다. 한국과 일본이 16강전 첫 경기까지 4경기에서 쏜 슛은 한국 55개, 일본 37개. 골대 범위로 들어간 확률은 한국 50.91%, 일본 45.94%. 일본 언론들은 데이터에서 볼 수 있듯이 적극성과 정확성이 한국과 일본의 명암을 갈랐다고 분석했다. 또한 상대방이 볼을 잡으면 3,4명이 둘러싸 이를 빼앗는 모습이 일본에서는 안보였다고 아쉬워 한다.

전술은 감독의 평가로 연결된다. 물론 일본도 필리프 트루시에 감독을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터키전에 대해서는 불만이 많다. 잘 싸워온 팀을 그대로 쓰지 않고 니시자와 아키노리(西澤明訓)와 알렉산드로 산토스를 선발로 내보낸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선수들의 손발이 맞지 않아 터키에게 끌려다녔다는 것이다.

'12명째의 선수'라는 응원단에서도 차이가 있었다는 점을 잊지 않는다. 물론 일본의 응원 열기도 지금까지 본 적이 없을 정도로 뜨거웠다. 그러나 수백만명 단위를 훌쩍 넘어서는 '붉은 악마의 노도'에 '재팬 블루의 물결'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산케이신문은 "데모를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한국의 명물이 탄생했다"고 평가했다.

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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