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유출 현황〓중국 국가인사부 인사과학연구원에 따르면 1997년 중국 대·중형 기업의 고급 연구원 및 기술개발 인원은 147만명이었으나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17만명이 줄었다. 이들 대부분이 외국계 기업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중국의 WTO 가입 협상에 수년간 참여했던 대외경제무역합작부의 한 국장이 지난해말 100만위안(약 1억5000만원)의 연봉을 받기로 하고 외국계 기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중국과학원 물리연구소의 고급 연구원들은 1998년까지 700명이었으나 지난해까지 400명으로 대폭 줄었고, 방위산업체의 고급 인력들도 외국계 기업으로 속속 자리를 옮기고 있다.
문제가 심각하기는 금융업도 마찬가지. 4대 국유은행인 중국은행 공상은행 건설은행 농업은행의 경우 1999∼2000년에 4만1300명의 직원이 퇴직했는데 이 중 많은 수가 외국계 금융기관에 들어갔다. 중국은행의 경우 지난 3년간 퇴직한 4403명 중 무려 62.4%가 외국계 금융기관에 재취업했다.
국가인사부 인사과학연구원 왕퉁쉰(王通訊) 부원장은 “지금과 같은 인재 유출현상이 계속되면 앞으로 중국의 경제 발전을 낙관할 수 없다”면서 “국가적 차원에서 ‘인재 안보(安保)’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외국계 기업의 인력 확보전〓외국계 기업은 주로 전문적인 인력스카우트(헤드헌터) 기업을 동원, 거액의 보수를 미끼로 중국 기업이나 정부에서 근무하는 고급 인력은 물론 대학 대학원 졸업생에게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최근 미국의 한 헤드헌터 회사는 중국 금융계의 스카우트 대상 2000명의 명단을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아시아연구본부인 ‘웨이롼(微軟)중국연구원’은 최근 100명의 중국 최정상급 정보기술(IT) 연구원을 흡수할 방침을 발표했고, 휴대전화 전문업체인 모토로라는 100억위안(약 1조5000억원)을 인재 확보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대책〓중국 기업이나 정부는 현재의 낮은 임금 체계를 개선하지 않는 한 앞으로도 인력 유출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보수제도와 인재 훈련, 사원 이윤분배, 해외유학생 유치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인사관리 제도 마련에 나섰다.
특히 정부는 특정 분야에서 근무하던 사람이 퇴직하면 일정 기간 같은 분야의 다른 기업에 재취업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중국 1·4분기 구직 및 채용 인원(단위:만명) | ||||
구직 분야 | 숫자 | 순위 | 채용 분야 | 숫자 |
컴퓨터 | 28.2 | 1 | 영업 | 21.1 |
영업 | 22.0 | 2 | 컴퓨터 | 12.7 |
일반관리 | 21.4 | 3 | 비서 | 7.7 |
재무회계 | 18.0 | 4 | 일반관리 | 7.4 |
비서 | 17.5 | 5 | 건축 | 7.2 |
기계 | 14.2 | 6 | 기업관리 | 6.9 |
기업관리 | 11.4 | 7 | 기계 | 5.9 |
건축 | 9.9 | 8 | 재무회계 | 4.9 |
전자공학 | 8.4 | 9 | 전자공학 | 4.5 |
경제학 | 6.9 | 10 | 통신공학 | 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