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정상회담, 反이민 강화…강경제제 유보

  • 입력 2002년 6월 22일 19시 21분


유럽연합(EU)의 15개 회원국들은 21일 스페인 남부 세비야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불법 이민 규제에 협조하지 않는 국가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으나 경제 원조를 제한하지는 않기로 합의했다고 AFP통신이 결의안 초안을 인용해 보도했다. EU는 당초 불법 이민 차단에 협조하지 않는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의 빈곤국들에 대해선 경제원조를 삭감할 방침이었다.

▽불법 이민 공동 규제〓결의안 초안에 따르면 각국은 “(불법 이민 규제를 위한) 현재의 모든 제도적 장치가 성공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이민 유입 차단에 협조하지 않는 제3국에 대해 회원국 간 만장일치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통상적인 외교·안보정책에 기반한 조치를 취할 수 있지만 ‘개발 협력 목적’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합의했다.

이 밖에 각국은 회원국마다 다른 이민·망명 관련 법규를 정비해 공동의 처리 지침을 만들기로 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EU 순번의장국 스페인의 호셉 피케 외무장관은 “불법 이민 차단에 협조하는 국가들에 대해 보상을 하기 위한 협정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담에서 스페인과 영국, 이탈리아, 덴마크는 경제원조 삭감안을 주장한 반면 프랑스, 벨기에, 스웨덴, 룩셈부르크와 오스트리아 등이 “경제 원조 삭감은 해당국을 더 가난하게 만들어 불법 이민을 부추길 것”이라고 반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EU 확대 본격화〓정상들은 2004년 중반까지 동유럽과 지중해 지역의 10개국을 EU 회원국으로 받아들인다는 결정을 재확인하고, 12월 말까지 후보국들과 협의를 끝내기로 했다. 각 회원국은 시장개방으로 인한 충격을 줄이기 위해 일부 후보국에 농업보조금 등 명목으로 2004∼2006년 400억유로를 지원하는 안도 논의하고 있다.

▽차량 폭탄테러와 항의시위〓정상회담이 개막된 21일 지중해의 휴양도시 푸엔히롤라에서 차량 폭탄이 터져 6명이 다쳤고 인근 마르베야에서도 차량 폭탄테러가 발생했으나 부상자는 없었다. 스페인은 1만여명의 경찰 병력을 동원, 경비 강화에 나섰다.

460여명의 아프리카 출신 이민 희망자들은 EU의 반(反)이민정책에 항의, 10일부터 세비야 외곽의 한 대학에서 연좌시위를 벌이고 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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