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정부의 중동정책에 깊숙이 개입해온 로스 소장의 이같은 주장은 그동안 국제사회에 비쳐진 아라파트수반의 모습과 상반된 것으로 조지 W 부시 정부의 친 이스라엘 정책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다음은 기고문 요지.
아라파트 수반은 이-팔 간의 대립을 조장함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확보해온 인물이다. 93년 오슬로 평화 협정 체결과정에서 아라파트 수반은 평화를 얻기보다는 무엇을 획득할 것인가에만 골몰했다.
그는 팔레스타인들에게 오슬로 협정이 그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가져다 줄수 있는 조약이라고 선전했으며 오슬로 협정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무력으로 이에 대항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리고 국제사회에는 폭력을 불식시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의 이같은 약속은 지켜지지않았다. 그는 이중적인 인물이다.
아라파트 수반은 2000년 클린턴 전 대통령과 바라크 전 이스라엘 총리의 제안을 거부함으로써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의 기회를 날려버렸다. 이 제안은 팔레스타인에 가자 서안 지구 및 예루살렘 영토의 97%를 인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라파트 수반의 측근들은 이 같은 내용이 서류상으로 존재하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나는 클린턴 대통령의 이같은 제안을 똑똑히 들었으며 양측은 한 단어도 빼놓지 않고 이를 모두 기록했다.
외부에서 알고있는 것과는 달리 아랍계 지도자들은 모두 아라파트 수반을 불신하고 있다. 기회 있을 때마다 그에 대한 배신감을 토로한다. 그들이 아라파트 수반에 맞서지않는 것은 그를 대신할 인사가 없기 때문이지 그를 지지해서가 아니다. 무엇보다 그는 폭력을 종식시키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팔레스타인인들은 그들의 지도자를 선택할 수 있지만 국제사회가 그를 팔레스타인 대표자로 인정할 의무는 없다.
더욱이 아라파트 수반은 이슬람 과격단체마저도 정치적으로 이용해 왔다. 그가 하마스 지하드 등 무장 테러 단체를 해체하지 않는 것은 이때문이다. 그가 96년 지하드 등을 ‘압박’했던 것은 자살테러를 척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자신의 권위에 도전했기 때문이다.
결론은 자명하다. 실천 가능한 평화 중재안은 현재로선 존재하지 않으며 만약 이스라엘이 평화안을 수용한다 하더라도 아라파트 수반은 이를 실현시킬 능력이나 의지가 부족하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아라파트의 6가지 모습 |
▽아라파트 수반이 원하는 것은 평화 아닌 대립이다 |
▽2000년 평화 중재안 거부한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 절호의 기회 놓쳤다 |
▽아랍권내 아라파트 지지기반은 매우 미약하다 |
▽국제사회 아라파트 수반 인정할 의무 없다 |
▽무장 단체도 아라파트에겐 정치적 이용대상이다 |
▽현재로선 실행 가능한 중동 평화 중재안 전무, 아라파트 수반이 이를 교란 시킬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