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최근 청와대 외교통상부 문화관광부 등 관련부처 관계자 회의를 갖고 일본 대중문화 전면 개방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월드컵 결승전 관람을 위해 30일 방일하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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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개방될 일본 대중 문화는 △성인용 비디오와 영화 △국제영화제 미수상 애니메이션 △드라마 쇼 등 방송 오락 프로그램 △일본어 가창 음반 △게임기용 비디오 게임물 등이다.
정부는 1998년부터 3차에 걸쳐 일본 대중문화를 단계적으로 개방해 왔으나 지난해 7월 일본이 역사교과서 왜곡 내용 수정을 거부함에 따라 추가 개방 중단을 선언했었다.
그러나 정부는 2002 한일월드컵 성공적 공동개최로 한일 양국간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돼 있고 양국간 현안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일본 대중문화 전면개방을 적극 검토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월드컵 후속 조치 등이 원만하게 마무리되고 한일 양국간에 갈등 요인이 돌출하지 않을 경우 8·15 이후에 일본 대중문화를 전면 개방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쪽으로 정부 내의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일본 대중문화가 전면 개방되면 방송사들은 일본의 드라마나 쇼 프로그램 등을 제한 없이 방송할 수 있고 ‘18세 미만 관람 불가’ 판정을 받은 성인영화나 애니메이션도 수입심의를 거치면 영화관에서 개봉할 수 있게 된다.
또 일본 가수들이 일본어로 부른 음반도 자유롭게 국내에서 발매할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의 선정적이고 엽기적인 드라마나 오락프로그램이 지상파 방송을 통해 방송될 경우 미풍양속을 해치게 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애니메이션 등 관련업계가 일본 대중문화 개방으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일본이 역사왜곡 교과서 시정을 거부하고 있는 등 과거사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본 대중문화를 전면 개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김차수기자 kimcs@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