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신문은 한국의 일부 지식인들이 "공산주의의 상징인 붉은 옷을 입고 수만명의 인파가 한 장소에서 응원을 하는 것이 전제주의 국가의 느낌을 주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으나 한국민들은 '응원은 응원일 뿐이며 전폭적인 지지와 단합과 자부심의 표현일 뿐'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때는 오랜 기간의 군사독재에서 벗어난 지 얼마 안 된 시점이어서 그랬는지 한국이 예상 외의 좋은 성적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민들의 감정은 자제됐고 격렬한 감정이 노출되지 않았으나 민주화가 진전되고 스포츠팬 집단이 형성되면서 뜨거운 정열이 유감없이 분출됐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이 신문은 '붉은 악마'들의 열광적인 응원과 승리 축하 행사에 폭력이나 소란스런 행위가 없었다는 점에 대해 '이는 축구판 벨벳 혁명(체코의 무혈 민주화 혁명)'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또 한강변을 달리는 외국인들에게 조깅중이던 한국인들이 손을 흔들어 인사했고 부산의 한 택시운전사는 외국인 승객을 경기장으로 안내한 뒤 경기가 끝나자 호텔로 데려다 주었으며 다음날 공항으로 갈때는 아침식사를 위해 차를 세워놓기도 하는 등 외국인에게 친절을 베푸는 장면이 여러곳에서 목격됐다고 소개했다.
뉴욕=홍권희 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