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로스 “도덕성 결핍” 美회계시스템 비판

  • 입력 2002년 7월 2일 01시 05분


세계적인 투자가이자 억만장자인 조지 소로스(71)는 지난달 30일 엔론, 월드컴 등 최근 미 주요 기업들의 잇따른 회계 부정 사태에 대해 “도덕적 원칙보다는 성공만을 중시하는 미국 문화의 한 단면을 반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소로스씨는 이날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에는 성공만이 중요하며 이것만이 당신이 의지해야할 유일한 원칙이라는 문화가 존재한다”며 “많은 부정 행위들이 백일하에 드러난 만큼 우리가 따르는 가치를 광범위하게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인들도 일단 당선만 되면 선거 과정에서 무슨 말을 했든, 무슨 일을 했든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해 이러한 문화가 단지 기업에 국한된 것이 아님을 시사했다.

헝가리 태생으로 1956년 미국으로 이민, 막대한 부를 쌓은 뒤 자선사업가로도 활약하고 있는 소로스씨는 미국의 회계 시스템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의 문제에 대해서는 “수치를 제시하는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요약했다.

그는 미국의 시스템을 ‘규칙에 기반한 방식’이라고 정의하면서 “규칙에 기반한 회계 시스템은 결국 규칙을 회피하려는 시스템을 낳는다”고 말했다. 반면 유럽의 회계 시스템은 규칙이 아니라 원칙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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